디지털 증거능력과 관련해 예외적인 사유로 해시 값을 이용한 방법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대법원은 “정보 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 정보 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의 해시 값이 동일하다거나 정보 저장매체 원본이 최초 압수 시부터 밀봉되어 증거 제출 시까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증명하는 방법 또는 법원이 그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대조하는 방법 등으로도 그와 같은 무결성, 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고등법원 판결에서는 ”동일성과 표리의 관계에 있는 무결성(보관의 연속성)이 담보되는 한, 반드시 동일성 입증을 위하여 해시 값을 비교 확인하는 절차가 요구된다고 할 수 없고, 법정에 제출된 원본과 출력문건을 직접 비교한 검증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그 동일성 여부에 관하여 자유심증주의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된다.”라고 판결해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도록 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3. 2. 8. 선고 2012노805 판결)
추가적으로 “녹음파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 값과의 비교, 녹음파일에 대한 검증, 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해야 한다.”라고 판시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위와 같이 실제 판례에서는 디지털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을 위한 동일성, 무결성 증명 방법에 대해 해시값 비교에만 한정하지는 않는다. 이미 우리나라 법원은 거짓말탐지기나 유전자 감식 등 과학적 증거자료에 대해서 미국의 프라이 기준(Frye standard)이나 다우버트 기준을 참조해 재판에 활용하고 있는 바 디지털 증거 역시 과학적 근거 자료에 의해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해시 값이 달라진 경우 수사기관은 그 이유를 설득력 있게 밝히고, 제출 증거, 특히 사본의 경우 그 생성 및 저장 경위 등을 밝혀 그 디지털 증거가 원본과 동일하다는 것, 즉 압수 집행 당시가 아닌 그 이후에 생성, 변개되지 않았음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면 되는 것이다. 국내, 외 판례를 통해 해시 값 이외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 무결성을 인정한 사례들에 더해 실무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증거능력 입증 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가. 압수, 수색 시 영상 녹화물 확인
- 나. 전문가 검증 및 감정
- 법원의 전문가 증언능력 인정
-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의 검증 및 감정
- 다. 전문수사관의 증언
- 디지털 포렌식 전문수사관
- 라. 출력물, 현출물, 음성자료에 기초한 검증
- 마. 전문가 입회인 제도
해시 함수(hash function)는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가 아니라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을 입증하는 기술에 지나지 않는다. 해시함수는 동일성 증명의 보편적 수단이지만 유일한 수단은 아니라고 이해해야 한다. 해시함수는 해시값이 같으면 동일성을 인정해주는 도구일 뿐 다르다고 동일성을 부정시키는 도구 또한 아니다.
Reference
박종욱, "해시 값 훼손 또는 결여 시 디지털증거의 증거능력 인정에 관한 연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2020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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